은행이 선택한 온체인 금융: 스테이블코인·토큰화 예금·하이브리드 블록체인
핵심 요약 3가지
- 21개 글로벌 메가뱅크가 USD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하며 전통 금융의 Web3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 은행 발행 스테이블코인은 토큰화 예금과 다른 구조로, 내부용·외부용 디지털 달러 인프라가 이중 구조로 형성된다.
- 미국·유럽 규제와 Besu+Ethereum 하이브리드 아키텍처가 결합되며, 은행 중심의 온체인 금융 인프라가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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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개 글로벌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진입: ‘사기’라던 크립토를 은행이 직접 만들기 시작한 이유
— 토큰화 예금, 규제, 그리고 전통 금융의 Web3 진입을 둘러싼 큰 변화
2027년, Bank of America·Citi·Goldman Sachs·Deutsche Bank·UBS·Wells Fargo 등 21개 글로벌 메가뱅크가 USD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한다는 소식은 금융 업계 전체를 흔들어 놓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크립토는 사기”라며 비판하던 은행들이 이제는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고, 디지털 달러 인프라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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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전통 금융(TF)이 Web3 인프라를 공식적으로 채택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아래에서는 이 흐름을 네 가지 관점에서 정리해본다.
1) “크립토는 사기”라던 은행들이 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나?
은행들이 과거에 크립토를 비판했던 이유는 비교적 명확했다. 규제 불확실성과 자금세탁 위험, 변동성 높은 토큰 시장, 그리고 은행 시스템을 우회하는 탈중앙화 금융(DeFi)에 대한 경계심이 그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2023년부터 2026년 사이, 이들의 시각을 바꾸는 결정적인 변화가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USDT·USDC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일일 결제 규모가 Visa를 넘는 날이 등장할 정도로 성장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글로벌 달러의 디지털 버전이 되었고, 은행 입장에서는 위협이자 기회가 동시에 찾아 왔다. 달러 결제 시장의 일부가 비은행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이 규제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면서, 은행은 더 이상 “크립토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기 어렵게 되었다. 대신 규제에 맞춰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자신들이 디지털 달러의 주인공이 되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2) 은행이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만들면 ‘토큰화 예금’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은행이 발행하는 온체인 달러는 크게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하나는 토큰화 예금(Tokenized Deposit), 다른 하나는 준비금 기반 스테이블코인(Reserve-backed Stablecoin)이다. 이 두 모델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구조와 목적에서 중요한 차이를 가진다.
토큰화 예금은 기존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에 그대로 옮겨 놓은 형태다. 예금자 보호 제도가 그대로 적용되고, 은행의 부채로 회계 처리된다. 즉, 은행 내부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된 온체인 예금이다. 반면 준비금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별도 법인이 준비금을 보유하고, 그 준비금을 담보로 토큰을 발행하는 구조다. 예금이라기보다는 준비금 기반 디지털 달러에 가깝다.
이번에 21개 은행이 만들겠다고 한 USD 스테이블코인은 후자의 구조에 더 가깝다. 은행 내부 예금 시스템과 직접 연결된 토큰화 예금이 아니라, 준비금 풀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결제용 디지털 달러에 해당한다. 따라서 토큰화 예금과 스테이블코인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내부와 외부를 나누는 이중 구조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
관계 정리
- 토큰화 예금: 은행 내부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된 온체인 예금.
- 준비금 기반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결제·정산에 최적화된 디지털 달러.
- 둘은 경쟁이라기보다 “내부용 vs 외부용”으로 역할이 나뉜 상호 보완적 구조다.
3) 미국·유럽 규제를 준수하는 은행이 직접 만드는 스테이블코인의 의미
은행이 만드는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USDT·USDC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신뢰성을 가진다. 가장 큰 차이는 규제와 준비금 관리 방식이다. 미국의 GENIUS Act, 유럽의 MiCA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준비금 구성, 감사, 공시, 리스크 관리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부과한다.
은행은 이미 이런 규제 환경에 익숙한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을 규제 친화적인 디지털 달러 상품으로 설계할 수 있다. 또한 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은 예금보험, 은행 규제, 고품질 자산 요건 등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신뢰도를 크게 끌어올리고, 기관 투자자와 규제 당국이 받아들이기 쉬운 형태를 만든다.
결국 은행이 직접 만드는 스테이블코인은, 크립토 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과는 다른 전통 금융 중심의 디지털 달러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실험적 자산을 넘어, 제도권 금융 인프라의 일부가 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의미 정리
- 규제 준수형 스테이블코인은 기관·규제 당국이 받아들이기 쉬운 구조다.
- 은행은 기존 규제 프레임을 활용해 “합법적인 디지털 달러”를 만들 수 있다.
- 이는 USDT·USDC와는 다른, 전통 금융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4) 미국 은행권이 이미 선택한 하이브리드 구조: Besu 기반 허가형 실행 레이어 + Ethereum L1/L2 정산 레이어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은행권은 이미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구조를 선택했다. 이 구조는 은행이 만들 스테이블코인의 실제 플레이그라운드가 되며, 내부 통제와 글로벌 개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실행 레이어는 Hyperledger Besu 기반의 허가형(Private-Permissioned) 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는 은행과 금융기관만 참여할 수 있고, KYC·AML가 완전히 적용되며, 고속 처리와 프라이버시 기능을 제공한다. 토큰화 예금, 내부 정산, 자산 토큰화 등 은행 내부에서 돌아가는 대부분의 온체인 활동은 이 Besu 네트워크에서 실행된다.
반면 정산 레이어는 Ethereum L1/L2 퍼블릭 네트워크다. 글로벌 결제, 외부 기관과의 상호작용, 거래소·커스터디와의 자금 이동은 Ethereum을 통해 이뤄진다. L1은 최종 결제와 보안, L2는 저비용·고속 결제를 담당하며, 은행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이 레이어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된다. 이 조합은 “내부는 Private, 외부는 Public”이라는 구조를 구현한다.
하이브리드 구조의 함의
- Besu 허가형 네트워크: 규제·프라이버시·내부 통제에 최적화된 실행 레이어.
- Ethereum L1/L2: 글로벌 유동성과 개방성을 제공하는 정산 레이어.
- 은행 스테이블코인은 이 하이브리드 구조 위에서 성장하며, 온체인 금융 인프라의 핵심이 된다.
결론: 크립토의 승리가 아니라, 금융 인프라의 진화
은행들은 크립토를 전면 수용한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 금융 인프라로 흡수할 수 있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규제 안에서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달러의 결제 레이어가 되고, 토큰화 예금은 은행 시스템의 온체인 버전이 된다.
여기에 미국·유럽의 규제 프레임과 Besu+Ethereum 하이브리드 구조가 결합되면서, 전통 금융은 점점 더 온체인 금융 인프라를 기본값으로 삼게 될 것이다. 21개 글로벌 은행의 USD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는 그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이 선택한 디지털 달러 인프라다.
- 토큰화 예금과 스테이블코인은 내부·외부를 나누는 이중 구조를 형성한다.
-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아키텍처는 은행 스테이블코인의 실제 무대가 된다.
2027년 이후의 금융은, 전통 금융과 Web3가 충돌하는 시대가 아니라, 서로 결합해 새로운 디지털 금융 질서를 만들어 가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윤찬 (Younchan Jung)
AI, 블록체인, 온체인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탐구하는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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